[이슈/칼럼] NX의 몰락, 삼성의 카메라 철수 소식을 듣고...

2015. 10. 5. 03:20시사

블로그 업데이트가 안되서 페이스북 메모로 올립니다. 근데 이거 완전 블로그 같아졌다..
확실한 사실인지는 모르겠으나 삼성전자의 카메라사업부문이 대폭 축소, 철수한다는 이야기가 돌고있고, 팬들 사이에서는 이 이야기가 사실로 받아들여지는 듯 하다. 실제로 NX500 출시 후 이렇다 할 바디도, 렌즈도 출시하고 있지 않아서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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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X mini 2도 올 가을 출시한다했지만 현재까지 출시와 관련된 이야기가 없다.
삼성전자는 그 동안 우리나라 기업 중 유일하게 카메라를 만들던 기업이었고, 우리나라 기업 중 유일하게 DSLR을 제조하고 판매했었으며, 지금은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미러리스 카메라를 판매하고 있다. 필자한테는 개인적으로 의미가 있기도 한데 이는 필자가 모은 돈으로 처음 산 카메라가 삼성전자의 미러리스카메라인 NX100이기 때문이다. 입대 전까지 사용했으며 출타 때마다 종종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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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초창기 미러리스 라인업, NX10과 NX100
삼성전자가 카메라 사업을 철수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외박 때였다.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지금 난 군 입대 상태이고 전역 후 소니 미러리스로 건너갈 생각이라 그러려니 했다. 지금 생각해도 몰락이 당연한 것 처럼 보이는게 얘네가 시작을 잘 못했기 대문이다. NX10, NX100이 NX의 시작인데 처음 내놓는 제품에 2008년 자사 DSLR에 사용하던 센서를 그대로 사용하여 출시했고, 센서가 구식이니 당연히 그 결과물은 참담했다. 그 당시 출시했던 카메라 중 유일하게 ISO 640을 넘기는 순간 보정으로도 수습할 수 없는 노이즈를 보여주었다. 이는 내가 구매 후 가장 충격먹은 부분이고, 결국 나는 사진의 품질때문에 ISO 640 이상으로 올릴 수 없었다.
물론 위의 이야기는 NX 1세대 제품의 문제일 뿐 다른 NX시리즈의 문제가 아니며, 삼성의 NX시리즈는 타사의 미러리스보다 뛰어난 편이다. 미러리스 최초로 BSI센서를 사용했고, i-fn (i-function)으로 사용의 편리성을 갖추었으며, NX 2세대부터는 성능으로만 봤을 때 타사 제품에 꿀리지 않았다. (잔버그는 좀 있었지만...) 그리고 삼성은 크롭바디 최강자라는 NX1까지 출시하지 않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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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존 크롭 미러리스 최강이라는 호평을 받고있는 NX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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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X1의 상단 부분으로, 일반 카메라같이 생긴게 인상적이다.
그러나 삼성 프라이스는 판매에 방해를 준 듯 하다. 삼성은 카메라에서만큼은 인지도가 없는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무슨 자신감인지 캐논, 니콘의 DSLR과 맞먹는 가격으로 카메라 가격을 제시하였고 판매하였다. 검증되지 않은 회사의 제품이 충분히 검증된 회사의 제품과 가격이 같다는데 누가 검증되지 않은 회사의 제품을 사용할까? 같은 돈이면 당연히 검증된 회사의 제품을 사용할 것이다. 당장 당신들에게 같은 돈으로 갤럭시 탭과 중국산 태블릿 중 뭘 살거냐고 묻는다면 갤럭시 탭 살거 아닌가? 그리고 높으신 분들은 개발에 걸림돌이 되었을 것이다. NX200의 처리 중 버그가 출시 직전 높으신 분들에 의해 센서만 교체하여 ‘밸런스가 깨졌다!’는 이야기가 나왓던 걸 생각하면 아무리 좋은 제품을 만들어도 높으신 분들이... 망쳐놓으시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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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W촬영 시 처리중 버그가 발생했던 NX200

한 블로거 ‘커뮤니케이션의 부재'를 NX의 단점으로 꼽았다. 바디를 봐도, 렌즈를 봐도 팬들과의 소통이 없다는 이유다. 실제로 삼성 NX 제품은 타사의 제품보다 두꺼운 편이고, 렌즈군 역시 깔끔하지 못하다. 게다가 기존 바디의 장점은 차기작으로 갈 수록 사라지고 있다. (NX100에 있던 뷰파인더 마운트는 NX200부터 사라졌고, 100, 200에 있던 휠은 300부터 사라졌다. - 카메라 조작을 바꾸는 미친짓은 왠만한 기업은 하지 않는다.) 간절함과 처절함이 부족하다고 할까...? 경쟁을 하려면 타사를 벤치마킹해서 자사의 제품이 좋은 쪽으로 발전하게 해야하는데 삼성의 미러리스 제품군은 그렇지 못하다. NX1은 펌웨어가 출시할 때마다 유저들이 원하는 쪽으로 발전하는데 다른 제품들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
물론 타인의 의견을 배제하고 왜 ‘NX가 안 팔리는가?’에 대한 나의 답은 ‘렌즈 부실'이다. 소니가 E마운트를 개방하여 다양한 서드파티 렌즈를 지원하는 것과 대조적으로 삼성 NX 서드파티 렌즈는 거의 없다시피 해서 삼성 렌즈만 써야하는데 타겟으로 잡은 기존 DSLR유저들을 만족시킬 수 있었을까? 아무리 삼성이 ‘광학의 삼성’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렌즈 성능이 좋다고 해도 DSLR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18-55mm 렌즈만 사용하지는 않을 것이다. 자신들의 필요에 의해 렌즈를 구입하거나 빌려서 쓰지... 소니는 삼성과 다르게 ‘카메라를 접하는 젊은 층'으로 타겟을 잡았음에도 불구 시그마, 탐론, 칼짜이쯔 등의 서드파티가 붙어있다는 걸 생각하면 삼성은 서드파티를 만드는 것에 소홀했고 그런 행보는 잘못되도 심각하게 잘못되어 있다고 본다. 렌즈가 부실하니 유저가 구매하는 렌즈가 적고, 구매한 렌즈가 적으니 타사 기기로 넘어가는데에도 부담이 없다. 만약 NX500, NX1 바디에 렌즈군이 다양하다면 지금처럼 됐을까? 유저가 유입되었으면 유입됐지 유출은 안 됐을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삼성은 못 하는 기업은 절대 아니다. NX1에서 엄청난 존재감과 삼성의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주었으니까. NX500도 크롭 4K때매 이미지를 조금 망치긴 했지만 성능 면에서 타사에 뒤지지 않는다는 것도 분명 보여주었다. 개인적으로 삼성이 카메라 사업을 철수하지 말고 NX취급을 갤럭시S 출시 때의 반만이라도 해줬으면 좋겠다. 그동안 국내에서 삼성만이 유일하게 만들고 있는데 그 삼성마저 사라지면 우리는 일본의 강제 노예가 되니까...
그리고 만약 새로운 NX시리즈를 출시한다면 그 때는 기존의 NX와 다른 모습, 팬들과 소통한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수 많은 카메라 유저들이 더 이상 NX제품을 보고 ‘불통’이라는 말을 하지 않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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